바그너그룹의 쿠데타에 대한 배경설명
컨텐츠 정보
- 3,419 조회
- 0 추천
- 목록
본문
(펀글입니다.)
현실 부정하는 러빠들의 주장과 달리
서방측에서 러시아의 전투 장비 망실하는건 아주 꼼꼼하게 관측하고 기록하거든요.
전과 인정 문제 때문에 전사상자 추정도 아주 보수적으로 집계 합니다.
그래서 나온 결론이 러시아는 작년 여름까지 주력 상비군을 거의 다 소진 했다는거에요.
전사상자 30만명(확인된 전사자만 2만 5천여명, 영국 정보부 추정 전사자는 4~6만여명)에 기갑 만여대 손실이니
대체로 침공 시점의 주력 병력 규모와 거의 일치합니다.
사망사실이 확인된 장교 숫자가 2천여명이 넘고, 그중 중령 이상이 242명 이라고 하니
군 체계가 완전 붕괴 되었다고 볼 수 밖에 없어요. (전투기 조종사도 159명 사망 ㄷㄷㄷ)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영토 2/3을 점령했다가 작년 여름부터 다 토해내고
결국 전쟁전 돈바스로 쪼그라 들어 지뢰밭 깔고 우주방어 농성에 돌입한게 그래서 에요.
쳐들어갈 숙련된 병력도 지휘관도 더는 없거든요.
서방의 금수로 전쟁 물자 특히 고가치 기갑과 전투기들은 보충도 불가능하고요.
이 상황에서 방어전을 수행하던게 두 용병집단 바그너그룹 과 카디노비치 였습니다.
근데 후자는 사고만 치고(무슬림 체첸군이다 보니...) 실제로 일은 바그너그룹이 다 했죠.
러시아 정규군은 군의 체계가 거의 무너진 상황 이라 신병을 뽑아도 훈련도 못시켜요.
이미 징집한 청년들 한겨울 숲에 맨몸으로 몰아넣는 장면들이 그 대표적 상징입니다.
서방 언론들이 신나게 조롱했었죠. 유게에서 잘 찾아보심 관련글이 몇 개나 나올겁니다 ㅎㅎ
결국 지금 상황은 FSB(연방보안국 = FBI + CIA 라 생각하심 돼요)가 지방에서 청년들 잡아다가
바그너 그룹에게 넘겨주면 바그너 그룹이 훈련해서 전선에 투입하는 그런 구도로 방어전 중이에요.
지금 러시아의 전황은 어차피 공세능력은 상실했고, 협상 시점까지 돈바스만 지키고 버틴다 이 상황이었는데요.
여기서 제가 프리고진이라면 이런 의문 을 가질거에요.
- 현재 러시아는 우리(바그너그룹)말고는 본격적 전투 수행이 가능한 군대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음
- 우크라이나가 대반격을 위해 상당한 준비를 하고 있는데 더 버티면 우리도 갈려나가게 생김
- 이 전쟁이 러시아의 승전으로 끝나지 않는한 누군가는 전쟁범죄자로 책임을 져야 하는데 그게 나(프리고진) 네?
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
그래서 프리고진이 선택한게 이거에요.
- 이 전쟁은 잘못된 것이라 주장 하며 전쟁범죄 책임을 다른 놈(국방장관 쇼이구)에게 씌우기
- 어차피 남은건 지뢰밭 참호 시가전 방어 뿐이니 전선을 징집병들에게 넘기고 우리는 전력을 보존하고 빠지기
- 그리고 후방에서 전력 정비하면서 다음 기회 노리기
였는데.. 쇼이구가 선빵을 쳐서 바그너그룹의 후방 캠프 시설에 로켓 공격 을 합니다.
저대로 가면 쇼이구도 자기가 전범으로 매달릴 상황이니 얘도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거죠.
그러나 러시아가 전쟁 내내 보여준 모습처럼 정밀 타격이 안되다 보니 별로 피해를 못주고
프리고진과 바그너그룹은 자신들이 먼저 공격을 받았고
전쟁 범죄자인 쇼이구를 처단해서 전쟁을 끝내겠다는 명분으로 쿠데타 를 일으킨겁니다.
안그래도 계획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타이밍까지 딱 맞아 떨어진거죠.
현재 바그너그룹을 진압할 제대로 된 병력이 러시아에 존재하질 않아요. ;;;
이게 쿠데타가 성공할 수 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전선을 틀어막고 있는 러시아 정규군은 바그너그룹이 지휘하던 신병들 뿐이고
그나마 얘네가 빠지면 우크라이나가 '대반격' 의 기회를 줘서 고맙다고 전력으로 밀고 들어오겠죠.
수도 모스크바 방호와 치안 유지, 전선으로 청년들 잡아다 주던 FSB는 준군사 조직인 친위대가 있는데요.
얘들도 전쟁 초반 거의 다 소모되고 남은건 특수부대 몇 개 대대, 치안유지 경찰 수준이에요.
그나마도 남은 특수부대들(SSO)을 지휘하던 발레리 소장이 현재 국방부를 장악 한 상태입니다.
쇼이구는 행방불명 이고요.
이런 까닭에 푸틴이 바그너그룹과 프리고진은 반역자라고 선언을 못하고 끙끙 앓는거 에요.
그 선언을 하는 순간 협상이 불가능해지고 자신도 퇴로 없는 치킨 레이스를 해야 하니까요.
병력이 있으면 당연히 그렇게 하겠는데 진압군으로 보낼 병력이 없어서요..;;
프리고진도 푸틴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하고 오직 쇼이구를 비롯한 푸틴의 다른 측근에게만 책임을 묻는게
협상을 할 마음이 있음을 보여주는 제스추어인거죠.
그리고 발등에 불떨어진 푸틴의 다른 친위 인사들이 FSB 명의로 프리고진을 반역죄로 기소합니다.
아니 기소를 하지 말고 진압을 하고 토벌을 하고 체포를 해야지 저게 무슨 허망한 짓입니까?
결국 현 상황에서 바그너그룹의 반란이 왜 일어나고 성공할 수 밖에 없는지
러시아 권력 수뇌부의 민낯이 드러난거죠.
현재 바그너그룹은 모든 전략적 목표 를 달성했습니다.
- 전력을 보존하고 전선에서 이탈 성공
- 우크라이나 전선의 후방 지휘통제소이자 모든 보급의 허브인 로스토프 무혈 장악 성공
- 진압군 격퇴 성공 (프리고진을 암살하러 온 헬기 격추)
이제 모스크바에서 어떤식으로든 내부 정리를 끝내고 협상하러 오기만 기다리면 되는 구도입니다.
아니면 군을 모스크바로 접근시켜서 압박을 가해도 좋을거고요.
푸틴이 명예로운 퇴진 (생명, 재산, 명예를 보장하는 조건으로 은퇴)을 내걸고 어차피 내년이 대선이기도 해요.
쇼이구를 숙청한 다음 프리고진을 정식 러시아 군대 총 지휘관으로 임명하며 종전 협상 및 정권이양 수순을 밟게 되거나
아니면 누군가(SSO의 발레리 소장?)가 푸틴과 측근들을 제거하고 올리가르히(러시아의 재벌 귀족)들을
등에 업고 프리고진과 협상 을 하거나
이런 결과로 흐르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만약에 쿠데타가 실패하는 유일한 경우의 수는 프리고진이 암살 당하는거 뿐인데.
우크라이나랑 싸우다 죽기 or 부와 권력을 누리기 ( 고자되기 vs 백억받기 같은 선택지 죠)
중에서 바그너그룹의 지휘관들이 전자를 선택하고 프리고진을 암살할거 같진 않아보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