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전세 거주 50대 “종부세 겁나면 팔면 되죠” vs 반포 재건축 보유 50대 “빚내서 종부세 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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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11118/110302788/1 


극과극이 만나다 시즌2〈1〉부동산 정책
재건축 아파트 입주 앞둔 56세 주부 vs 서울 재입성 멀어진 59세 주부
“힘들게 돈모아 집 마련했는데 징벌적 종부세에 빚내야 할판”
“집값 너무 올라 서울 다시 못가… 출근길 아파트숲 보기도 싫어”

2년 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재건축 아파트에 입주하는 김원경 씨(왼쪽 사진)가 현재 전세로 거주 중인 반포동의 한 아파트 앞에 서 있다. 이명순 씨는 10년 전 서울 관악구 아파트를 팔고 경기 부천시로 이사해 한 아파트에서 전세로 살고 있다. 최근 부동산 보유세 강화 정책을 두고 김 씨가 “내야 할 세금이 연봉보다 많아 빚을 내야 할 상황”이라고 하자 이 씨는 “세금이 부담스러우면 팔고 이사 가야죠”라고 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경기 부천시의 아파트에 전세로 거주하는 이명순 씨(59)는 “어디 사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면 “1호선 라인에 산다”며 얼버무린다고 한다. 사는 곳을 주제로 대화를 이어가고 싶지 않아서다. 명순 씨는 2011년 서울 관악구의 아파트를 팔고 부천으로 이사했다. 당시엔 3, 4년 뒤 서울로 돌아갈 생각에 전셋집의 고장 난 초인종도 고치지 않고 살았다. 하지만 지금, 서울은 돌아갈 수 없을 만큼 집값이 너무 올라 버렸다. 명순 씨는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서울 종로구로 출근을 하는데 창밖으로 보이는 아파트 숲을 보는 게 괴로워 아예 쳐다보지 않는다”고 한다. 명순 씨는 “다주택자나 고가 주택 보유자의 보유세 부담을 늘려 집을 팔도록 해야 집값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파트에 사는 김원경 씨(56)는 출근할 때 길 건너 재건축 현장을 바라보곤 한다. 분주히 움직이는 덤프트럭과 타워크레인 너머에 원경 씨 가족이 2년 뒤 입주할 아파트가 지어지고 있다. 주변에선 “집값이 많이 올라 좋겠다”고 부러워하지만 원경 씨는 달갑지 않다. 입주 후 내야 할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가 연봉보다 훨씬 많아 빚을 내 세금을 내야 할 형편이다. 원경 씨는 말한다. “신문 기사에서 ‘징벌적 종부세’ 같은 표현을 볼 때면 회의감이 들어요. 힘들게 모은 돈으로 집을 장만한 것이 ‘징벌’을 받아야 할 일인지….” 원경 씨는 “보유 부담은 줄이고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풀어 신규 공급을 늘려야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다”고 했다.

명순 씨와 원경 씨는 지난달 24일 한자리에 마주 앉았다. 두 사람은 대통령 선거 후보들이 내놓는 부동산 정책을 두고 2시간 넘게 대화를 나눴다. 동아일보는 상반된 의견을 가진 시민들이 만나 대선 민생 공약을 두고 진솔한 토론을 벌이는 ‘극과 극이 만나다’ 시즌 2를 선보인다. 지난해 동아일보 창간 100주년 기념으로 시작된 ‘극과 극이 만나다’의 후속 기획이다.
 

부동산 정책을 시작으로 연금, 고용, 복지, 교육 정책 등을 두고 시민들이 치열한 토론을 벌인다. 대기업 임원으로 퇴직한 남편과 함께 노후를 준비하는 57세 여성과 조기 은퇴를 꿈꾸며 주식 투자에 ‘올인’하는 25세 대학생이 만나 국민연금 개혁에 대해 토론한다. ‘주 4일 근무제 도입’을 놓고는 39세 스타트업 직원과 40세 외국계 회사 한국 지사장이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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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가지 주제와 토론자는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한규섭 교수 연구팀의 설문조사 결과 및 서울대 사회학과 장덕진 교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정순둘 교수 등 전문가에게 자문해 선정했다.
 

“양도세 무서워 집 팔려 하겠나… 공급 늘려야죠”
“종부세 부담 땐 집 파는게 순리… 중과세 유지를”

극과극 시즌2〈1〉부동산 세금

강남 주부 “세금 내려야 매물 나와”
“보유세가 연봉보다 훨씬 많을 판… 시장원리 무시하니 정책 안 통해”
부천 주부 “중과세가 집값 잡는다”
“집값 더 오르겠지, 세금 내리겠지… 기대심리 꺾어야 가격 떨어질 것”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 20년 넘게 살아온 김원경 씨(왼쪽)가 경기 부천시의 한 아파트에서 10년간 전세로 살아온 이명순 씨와 지난달 24일 서울 중구 덕수궁 인근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이명순(59): 10년 전 서울 관악구 아파트 팔고 경기 부천시 아파트 분양권 매수. 2023년 입주를 기다리며 현재 부천시 괴안동의 한 아파트에 전세 거주 중. 3, 4년 부천에 머문 뒤 서울로 돌아갈 계획이었지만 서울 집값 급등으로 요원해짐.

#김원경(56): 
2023년 입주하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재건축 아파트 입주권 보유. 현재 재건축 공사장 건너편 아파트에서 전세 거주 중. 주변에선 부러워하지만 종합부동산세 인상으로 새 아파트 입주 후 내야 할 보유세가 연봉보다 훨씬 많은 상황.

두 사람이 지난달 24일 서울 중구 덕수궁 인근에서 마주 앉았다. 둘 다 서울에 직장이 있는 50대 커리어우먼이면서 20, 30대의 장성한 자녀를 둔 엄마다. 공통점이 적지 않지만 대선 후보들이 내놓는 부동산 관련 공약을 두고는 정반대 시각을 보였다.

▽원경=일산에 살다가 20년 전 세 아들의 교육을 위해 당시 30년 가까이 된 반포 주공아파트로 이사했어요. 엘리베이터도 없고 낡고 좁은 집이었지만 현재 가치보다는 미래 가치를 보고 선택을 했었죠.

▽명순=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집에 그때 이미 진입하셨던 거네요.

▽원경=(어색한 듯 웃으며) 아, 그런가요.

▽명순=
저는 지하철 타고 서울로 출근할 때 창밖을 잘 안 보게 돼요. 양쪽으로 서울 아파트가 늘어선 모습을 보기가 싫거든요.
 

○ 집값 상승 원인 “기대 심리” vs “공급 부족”

▽원경=최근 2, 3년 새 부동산 가격이 지역에 상관없이 거의 2배 이상 급등한 것 같아요.

▽명순=정말 그렇죠. 제가 살던 관악구 아파트도 10년 전에 팔 때는 3억8000만 원이었는데 지금은 7억5000만 원 정도로 올랐더라고요.

▽원경=요즘 강남을 포함해서 어느 지역이든 주택 매물이 굉장히 부족해요. 제 주변에는 70∼80%에 달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율 때문에 주택을 팔고 싶어도 팔 수가 없는 분들도 꽤 계세요. 이렇게 시장에 매물이 안 나오니 가격이 오르는 거죠.

▽명순=(고개를 저으며) 저는 그런 분들이 가진 기대심리 때문에 집값이 내리지 않는다고 봐요. 다음 정부가 들어서면 보유세, 양도세를 줄여주지 않을까, 혹시 더 오르지 않을까 하고 집을 안 파는 거죠.

▽원경=그보단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대폭 완화해서 신규 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세제를 완화해서 기존 주택 공급 또한 활성화시켜야죠. 공급이 늘면 시장 원리에 따라 자연스레 집값이 안정되겠죠.
 


 

○ “보유 부담 높여야” vs “1주택자 중과세 부당”

▽명순=재건축·재개발을 해도 다주택자가 집을 내놓지 않으면 집값은 내리지 않을 거예요. 세금을 무겁게 물려서 집을 팔게 해야 해요.

▽원경=실거주 목적의 1주택 보유자에게도 현재의 재산세와 종부세는 굉장히 높은 편이죠. 제 주변의 많은 분들은 ‘이 정도면 정말 고급 호텔이나 월세 주택에 사는 수준’이라고들 해요.

▽명순=종부세가 부담스러우면 자기 형편에 안 맞는 집인 거죠. 그 집을 팔고 세금을 덜 내는 집으로 이사하면 되지 않을까요.

▽원경=(말문이 막힌 듯) 아…. 그러면 강남 사는 사람들 80∼90%는 거의 다 팔고 나가야 할 거예요. 30∼40년씩 산 삶의 터전을 떠나게 생긴 어르신들은 “누가 집값을 올려놓으라 했느냐”면서 억울해들 하세요. 그런 분들이 다 팔고 나가시면 여기엔 또 어떤 분들이 들어올까요.

▽명순=거기에 해당되는 사람들이 또 들어오겠죠.

▽원경=글쎄요…. 그렇게 강압적인 정책이 효과가 있을까요?
 

○ “집값 상승분은 불로소득” vs “오랜 노력의 결실”

▽명순=일해서 저축하는 것에 비해 집값 상승으로 얻는 수익이 훨씬 커요. 5억 원이었던 집이 10년 만에 15억 원이 되기도 하잖아요. 일반 직장인이 같은 기간 동안 저축을 해서 10억 원을 만들 수는 없거든요.

▽원경=
제가 아는 부동산 취득한 분들은 정말 아끼고 저축해서 어렵게 마련한 종잣돈으로 정보도 수집하고 대출 이자도 부담하고 때로는 리스크도 안고 매수한 분들이 대부분이에요.

▽명순=소득세율에 비하면 부동산 보유세율은 한참 낮잖아요. 피땀 흘려 일해서 번 돈은 20% 넘게 떼 가는데요. 가만히 앉아서 올라간 집값에 대해선 즐겁게 세금을 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원경=부동산은 팔았을 때 현금화가 되는 거지, 살고 있을 때 현금이 생기는 건 아니잖아요. 당장 세금 낼 돈이 없는 상황에 무거운 보유세를 내라 하는데 어떻게 즐겁게 낼 수가 있겠어요.

▽명순=그러니까 집을 팔고 나가라는 거죠. 세금 낼 돈이 없으면.

▽원경=(당황한 얼굴로) 네? 그러면 그거는… 사회주의에서나 가능한 일이지, 이건 정말 맞지 않는 말씀을 하시는 것 같아요.
 

○ 정책 실패, “반발 세력 탓” vs “시장원리 역행”

▽원경=현 정부는 4년 반 동안 28차례 집값을 안정화시키겠다고 정책을 내놨는데 거의 다 실패했죠.

▽명순=강하게 반발하는 세력 때문에 실패할 수밖에 없었죠.

▽원경=반발을 해서 실패한 게 아니라 시장 원리에 맞지 않는 정책 때문에 실패한 거예요.

▽명순=보유세를 무겁게 매겨 집을 팔게 한다는 정책 방향 자체는 맞다고 생각해요. 다만 이 정책이 몇 년 반짝하다가 끝나버리면 효과가 없겠죠. 10년, 20년 강한 규제가 이어질 거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가진 사람들이 마지못해 집을 내놓게 되겠죠.

▽원경=그건 아주 위험한 생각인 것 같아요. 계속 이런 식으로 규제를 강화한다면 세금을 감당할 수 있는 상위 1, 2% 부자들만 집을 보유하고, 나머지는 집을 갖지 못하거나 질 나쁜 주택으로 밀려날 거예요.
 

○ “집값 이렇게 폭등하면 모두가 불행”

두 사람은 2시간이 넘는 대화에도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명순 씨는 “절벽을 느꼈다”고 했다. 원경 씨도 “생각이 이렇게까지 다를 줄은 몰랐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평행선을 달리던 두 사람은 “몇 년 사이 집값이 2배 이상 오르는 주택 시장에선 모두가 불행할 수밖에 없다”는 대목에서 한목소리를 냈다. ‘서울 재입성’의 꿈이 멀어진 명순 씨도, 갑자기 연봉보다 높은 보유세를 내게 된 원경 씨도 “정부가 반드시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했다.

▽원경=재건축·재개발 규제를 대폭 완화해서 신규 공급을 활성화시키고, 기존 주택도 시장에 나오도록 세제를 대폭 완화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양도세 70∼80%를 내고 집을 팔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요. 차라리 증여를 택하겠죠. 시장 원리에 맡기는 게 주택 시장 안정의 지름길이라고 봅니다.

▽명순=‘새 정부가 들어서면 뭔가 바뀌겠지’ 하는 기대감 때문에 집값이 안 내리고 있거든요. 이번 정부 정책에 잘못된 게 있다면 보완을 하더라도 정책 방향은 계속 유지해서, 어떤 변화가 오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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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어쩌다으른님의 댓글

사실 사람수랑 집의 숫자는 제한이 되어 있는데, 문제는 정부가 그 적당한 밸런스에 불을 붙여 놓았다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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